“학원도 끊었다” “아침마다 버스정류장 강강술래” 분통 터지는 직장인들

불만 민원 폭주 속 목소리 큰 민원에 이랬다저랬다 갈지(之)자 행정 질타

▲10월 2일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평과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윤병태 나주시장이 나주버스터미널에 게시된 노선표를 살펴보고 있으나 시민들은 봐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10월 2일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평과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윤병태 나주시장이 나주버스터미널에 게시된 노선표를 살펴보고 있으나 시민들은 봐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저의 집은 나주의 끝 명하마을입니다. 빛가람동에서 학원 마치고 8시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노선이 변경되면서 학원을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중하다는 말이 저한테는 거짓으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택시를 보내던 부모님께서 학원을 포기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010-8×××-5×××)”

“송정공원역에서 나주 빛가람으로 출퇴근하는 선량한 시민인디 도대체 뭔 생각으로 1160번을 폐지한거여?

당신들 때문에 아침마다 버스정류장에서 강강술래하고 있자네! 161번 버스로 바뀐 건 알것는디 그럼 1160번 버스처럼 구간별 시간표라도 내놓든가 할 것이지, 띡 바꿔버리고 알아서 찾아 타라 이거여? 또 시간이 요상하게 바껴서 그거 타려면 30분 일찍 나와야 하는디, 당신네들은 30분 일찍 출근하라고 하면 개 거품 물면서 왜 이런 짓을 한 건지 참말로 이해를 못하것네...”

최근 나주시 홈페이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버스노선 개편에 대한 불평·불만의 목소리다.

나주시가 10월 2일부터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시작된 시민의견 접수 게시판에 무려 339건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행정에서는 이렇다할 답변 한마디 없고, 민원전화마저 두절 된 상태다.

가장 시급한 민원이 학생들과 직장인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문평면 명하마을에 사는 한 고등학생은 “첫 차가 너무 늦은 시간에 있고, 막차는 너무 일러서 등교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생은 “160번 배차 간격이 거의 40분이던데 아침에 수업 들으러 가는 대학생들은 불편하다. 변경 전 시간표대로 운행해 달라”

다도면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402번이 영산포에서~나주~혁신~다도까지, 그럼 다음 운행은 어떻게 되는지 안내도 없고 마을버스 안내도 없어 다도 지역은 고립시키는 목적인가요? 어차피 겨울은 들어오지도 않는 구간 현실성이 부족하다. 다도~종점 마을 구간 안내 및 그렇게 돌아가면 학생들 등교 문제 책임지실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나주시는 이번 버스노선 개편을 두고 대중교통의 대전환이라며, 노선개편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보조금은 줄이고 대중교통 서비스는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나주시 대중교통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대중교통 노선의 높은 중복도 및 많은 가지노선’, ‘일정하지 않은 배차 간격’, ‘대중교통 보조금 증가’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른 노선개편으로 ‘시내버스-마을버스·마을택시를 연결하는 노선 체계 구축’, ‘혁신도시-나주역-원도심 구간 운행 급행버스 도입’, ‘100원 택시 확대 및 지원기준 완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빛가람동 시범운영’, ‘1개면 마을택시 시범운영’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선 감축(223개→46개), 운행 대수 감소(132대→120대), 연간 대중교통 보조금 45억원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나주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용당사자들의 의견은 도외시한 채 지도 몇 장 펼쳐놓고 퍼즐 짜맞추기식으로 노선을 그어놓은 것 아니냐고 시원찮아 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 승객은 “버스노선을 개편하려면 전체 시민들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하던지, 버스정류장에 공시라도 해놓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버스노선이 개편돼 도움이 된다는 마을도 있다. 

다시면 신광리의 경우 마을에서 나주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하루 4대이던 것이 8대로 늘어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새로 바뀐 시간대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어르신들로부터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나주시가 또 이렇다 저렇다 설명도 없이 시간표를 바꿔 운행하는 등 갈짓자(之) 행정을 하고 있어 당황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 차 아무 씨는 “어르신들이 기존 시간대와 달라진 운행시간대를 제대로 몰라서 화를 내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시간표를 다시 되돌릴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버스 시간표를 보는 법을 알려주는 게 우선 아니겠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주시는 11월 30일까지 대중교통 노선개편에 따른 불편사항을 홈페이지 또는 서면으로 접수해 시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을버스 이용 승객들이 학생과 노약자들인 점과 전화응대조차 하지 않는다는 불만에 대해서 교통행정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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