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완 객원기자
▲이주완 객원기자

두 번을 읽었다.

한 번 읽을 때는 느끼지 못한 점을 읽을수록 느끼면서 마음이 아팠다.

세 번 읽을 때는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다.

아리의 아버지 고상욱 이라는 인물은 삶의 굴곡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장례식장에서 알 수 있었다.

고상욱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었을 때 어떤 심정이였을지 감히 가늠하기가 싶지 않다.

사실 자신의 목숨을 자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일에 이 인물의 인생사가 느껴진다.

고상욱의 장례식장에서 가족들, 친척들, 지인들 등등이 조의하기 위해 방문하면서 고상욱에 대한 삶의 여정이 그려진다.

그리고 아리의 아버지 고상욱에 대한 마음이 얼음에서 책 마지막 부분에 따뜻한 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말해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것이다.

고상욱은 빨치산에서 사회주의자로 활동하다 위장 자수하여 오랜세월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출소하여 고향인 구례로 간다.

구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아내와 딸 아리와 산다.

딸 아리의 설명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아리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책 내용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비추는 것을 보면 알 것이다.

고상욱의 큰집 아들이 연좌제로 육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리와 결혼할 뻔한 남자친구가 판사를 포기하고 변호사가 되었는데 그 남자친구의 부모의 반대로 결국 결혼이 무산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연좌제가 많은 민주주의 열사의 목숨으로 거의 사라졌지만 그 역사를 우리는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옛날에는 그랬다.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집안의 눈에 가시가 되어 한이 서린 가족사인 것이다.

하지만 고상욱은 그것에 크게 동요되지는 않은 것 같다.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고 인생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정의로움이 무엇인지, 우정이 무엇인지, 의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지금은 느끼기 힘든 옛 향수가 느껴지는 책이다.

정지아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자신의 가족사를 장편소설로 풀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이 책을 첫 번째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두 번째 읽으니 필자의 아버지 생각이 났다.

202212월 초에 돌아가셨는데 많은 아버지들이 그러시겠지만 다들 힘겹게 어른다운 어른으로 사신 분들이다.

삶의 굴곡이 있는 많은 아버지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리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당시 어머니의 삶도 잠깐 보여진다.

아리의 어머니 또한 옛날 많은 어머니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책 제목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해방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독자들 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인 저는 고상욱이라는 인물이 장레식장에서 여러 인물들이 나오며 고상욱이라는 그의 가치관, 인생관, 인간성을 볼 수 있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빨치산에서 혁명가로서의 고정관념인 부정적인 모습이 아니라 선한 인간다운 모습을 보면서 부정적인 낙인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신념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장례식장에서 많은 친지, 지인들이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오고 슬퍼하고 가족들을 위로하며 장례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주인공 아리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필자인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께서 이승에서 보내는 마지막 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주었으면 했다.

조의금을 주고 안 주고를 떠나 마지막 모습을 봐주셨으면 했다.

이 마음도 정지아 작가의 마음이 아니였을지 모르겠다.

사람은 태어나서 한 번은 죽기 마련이다. 죽을 때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은지도 보여주고 있다.

아리의 아버지 고상욱은 정의롭게 잘 살았고 많은 지인들이 찾아와서 조의를 표하고 위로를 해주었다.

그것이면 된다.

다른 것은 없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정의 가장으로서 성실하게 살았고 이웃들에게도 정의롭게 행동하며 살았으면 됐다.

그런 사람은 칭송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한 도서관 한 책으로 선정되었는지 모른다.

이제 우리는 현재의 아버지와 미래의 아버지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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