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논설위원
▲임준선 논설위원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라는 용어가 있다.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이 즐긴 '치킨 게임'에서 유래했다.

우리 말로는 겁쟁이 게임(coward game)’이라는 말로 번역된다.

치킨이란 명칭은 두 사람이 충돌을 불사하고 서로를 향해 차를 몰며 돌진하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게임에서 유래했다.

둘 중 하나가 차의 핸들을 꺾지 않으면 결국 충돌해 둘 다 죽는다.

만일, 둘 중 하나가 핸들을 꺾으면 다른 운전자는 승리자가 되며 둘 다 살아난다.

하지만 이 경우 핸들을 꺾은 사람은 치킨이 된다.

치킨은 겁쟁이(coward)라는 뜻이다.

비겁한 겁쟁이가 된다. 마지막까지 버틴 사람이 이기는 벼랑 끝 전술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여 남았다. 28일부터는 일반 국민들도 자기 나름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올해 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정당이 승리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지, 운동권 정치인에 대한 혐오가 프레임으로 작용할지, 선거 결과가 궁금하다.

선거는 민심이 바로미터다. 민심은 선거에 바로 나타난다.

민심을 얻기 위한 최후 전쟁이 바로 총선이다. 당대당의 운명을 건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전쟁에서 지는 사람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전쟁에서 이긴 사람은 모든 것을 얻는다.

선거에서 2등은 없다. 2등은 죽는다. 그래서 여야는 사활을 걸고 싸운다.

선거는 싸움이다. 싸움이기 때문에 신사협정이 통하지 않는다.

승자 독식 게임이다.

막말, 혐오, 협작, 꼼수, 협박, 폭력, 고발 등의 단어가 매일 언론에 난무한다.

여기에 언론이 함께 부화뇌동에 편을 짜서 응원한다.

극심한 대립과 극한 분열의 아수라장이다. 바로 치킨게임이다.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해야 결론이 나는 극한 충돌의 현장이다.

보여주려는 치킨 게임이다. 여야의 정치 대결이 바로 치킨 게임이다.

강대강 대치의 치킨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선거 정책이라는 몽둥이로 또 상대방을 때리고 있다.

특히, 관심이 가는 선거 정책은 바로 청년 일자리 정책이다.

여당이 전 정부의 대표적 일자리 정책인 청년내일채움공제에 대한 폐지 수순을 밟자, 야당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일경험예산 전액 삭감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이런 식이다.

매번 청년들만 공약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로 실현되지 못할 국정 비전으로 선거판을 국회의원 자리를 흥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자리는 흥정되고 있다.

불량 공천도 바로 그런 흥정 게임의 결과다. 벼랑 끝 대치는 호남 정치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호남 정치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만드느냐, 아니면 현재와 같이 존재감 없이 변방의 한 정치세력으로 남을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새로운 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도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 생명을 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고, 녹색 정의당과 진보당도 당의 사활이 걸린 호남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탈당,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의 선전 여부도 이번 호남 총선의 변수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광주 전남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다.

부산과 같이 여야가 공존하는 지역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역 발전을 꾸준히 이뤄가고 있는 점과 대비되어 호남은 발전의 후 순위에 밀려 있게 됐다.

호남 정치는 지금 추락하고 있다. 큰 인물이 없다.

도대체 우리가 선거로 뽑은 정치인들은 뭘 하고 있다는 말인가?

우리 나주·화순 선거는 어떤가? 민주당 나주·화순 국회의원 후보들의 사정은 어떤가?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와 경선 승리 후보 사이의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때문에 후보들 사이의 지지자들이 분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발전을 위한 협의로도 모자란데, 서로 갈등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이 갈등의 양상은 극렬하다. 과연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이겼다고 내 모든 삶이 행복해지는가? 또 내가 지지했던 후보가 졌다고 모든 것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인가?

아니다.

정치인들은 선거판에서 이겨 지역의 대표로 활동하다가 몇 년 안 되어 또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역민들은 당대 정치인이 사라져도 또 지역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갈등의 씨앗은 늘 남아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감정을 폭발시키고, 갈등은 싸움으로 번지고 원수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치킨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타협이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나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는 파국에 근접해 갈수록 어느 순간 양쪽 모두 또는 최소한 한쪽은 결국 백기를 들게 마련이다.

그러고 나서는 서로를 용서하면 된다.

그런데 경기자들의 합리적 태도를 전제하더라도 세상에는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얼마든지 도사리고 있으며, 그러한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면 글자 그대로 모두에게 파국이다.

모두가 죽는다.

우리 나주 유권자들은 차분히 우리 미래를 위해 일할 지역의 일꾼이 누구인지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선거에 임하면 된다.

당당하게 당선자에게 회초리를 때려야 한다. 유권자들의 유일한 권력은 선거 권력이기 때문이다.

지지를 보낼 수도 있다. 유권자 역할은 바로 표다.

우리 나주의 천년 비전은 미래 에너지 첨단 도시이자, 마한 시대부터 유구하게 내려온 역사문화 도시이다.

이 비전에 수반되는 여러 가지 국정정책과 시정의 비전은 정치인들이 마무리를 해야 한다.

시민들은 그것을 응원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갈등은 서로 봉합하고 미래의 나주 비전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화해하고 서로 다시 출발하면 된다. 제발 우리 천년 목사골 나주의 자존심을 버리고 서로 이전투구식 싸움은 하지 말자.

모두를 용서하고 품에 안자. 호남을 중앙정치의 무대로 끌어올린 DJ는 이렇게 말했다.

용서할 수 있는 것, 용서할 수 있는 것을 용서하는 것은 진정한 용서가 아니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진정한 용서이고, 지극한 인간승리이다.”

용서할 수 없는 그런 악마적 소행에 대해서도 다 용서하는 것.

용서하고 화해하는 큰 정치인, 싸움이 끝나면 서로를 감싸안고 지역과 나라 발전의 큰 길 위로 나아가자고 손을 내미는 정치인이 그립다.

우리 나주는 그런 정치인을 단 한 명이라도 갖고 싶다.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