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가야는 있고 마한은 없다-

▲김남철/나주고등학교 교사
바야흐로 역사의 시대가 도래 하였다.

변화의 시기에 역사의 ‘과거사 인식’ 논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응당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진리는 여전하다.

그래서 지나간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영산강 고대문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마한 역사 역사교과서 등재 심포지움’ 행사는 늦게나마 환영할 만한 행사였다.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마한의 역사를 관련 전공자와 현장역사교사, 연구소, 나주시가 함께 고민하고 그의 대응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고대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마한의 역사와 문화가 홀대 받고, 교과서에도 반영되지 못한 것은 뜻있는 학자들이 줄곧 문제제기를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노성태의 발제는 교과서에 ‘가야는 있고 마한은 없다.’는 지적은 절대적으로 옳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과제와 전략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주시와 언론, 관련 전공자들이 힘 합하여 추진해야 일이었고, 앞으로도 연구와 교과서 반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행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는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2007교육과정에서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변화되면서 가장 복잡하게 교과서 서술과 편찬 작업이 진행되는 과목은 단연 ‘역사’ 교과이다.

아마도 이것은 정권과 관련된 부분이 크다. 초등학교 5학년 역사교과서의 독립 과목, 중학교 2학년 역사 과목, 고등학교의 한국사-동아시아사-세계사의 역사교육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개정 발행된 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재편찬되는 과정 중에 있다.

그래서 현행 역사교과서와는 다르게 다시 편찬될 교과서는 그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역사교과서의 발행 책임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역사교과서는 역사 집필 ‘교과서 집필 준거안’의 기준에 따라 출판사에서 서술하여 국사편찬위의 심의를 통과하면 교과서로 발행이 된다.

주로 역사전공자와 역사교사들이 집필에 참여하는데, ‘준거안’의 기준 제시에 따라 교과 내용이 결정된다.

교과서 집필에서 ‘마한’의 역사가 교과서에 반영되려면 ‘준거안’에 그 내용이 반영되어야 하는데, 관련 분야의 내용이 정리되어 학계 및 관련 학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3~4세기의 마한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구체적인 자료를 정리할 수 있는 연구소가 필요하다.

적어도 국립나주박물관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 아니면 지역 대학에 ‘마한 연구소’를 두어 체계적인 연구와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전문적인 연구자와 교육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의 유기적인 인프라가 구성되어야 한다.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지속적인 연구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행·재정적 지원 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라도의 역사’를 정리하여 재량 교과, 창의적 체험 활동에 활용될 수 있는 자료(인정교과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마한의 역사를 백제의 역사에서 접근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원삼국 시대, 즉 3~4세기의 오국시대부터 역사를 설명하는 작업과 꾸준히 전개해야 하며, 영산강 유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홍보하는 작업을 지역의 사학과, 박물관, 연구소, 그리고 언론사와 연계하여 학술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 이 기고문은 지난달 29일 나주시청에서 열린 ‘2012 마한 역사교과서 등재 학술심포지엄’의 종합토론 발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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