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둘러앉아 “책 속의 한국이야기 정말 재미있어요!” & 강현옥 씨 “아이와 엄마가 한국말 배워가며 문화도 배워”

 

▲나주시립도서관으로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부모에게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이 절찬리에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할머니, 무슨 떡이에요?”
“똥떡이지! 뒷간에 빠진 아이를 위한 떡이야.”
“똥떡이라구요? 세상에 똥떡이 어디 있어요?”
“뒷간에 빠진 아이를 살려 주는 액막이 떡이란다.”
할머니는 정성스럽게 떡을 빚었어요. -이춘희 작 ‘똥떡’ 중에서

 

 

나주 영산포 선창나루를 지나 알싸한 홍어냄새가 폴폴 풍기는 영산동 나주시립도서관. 지난 6일 오전 어린이실에 어른과 아이 여남은 명이 둘러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그 중에 선생인 듯한 한 명이 칠판에 ‘똥떡’ ‘뒷간’ ‘액막이’ ‘빚다’ 같은 단어를 써가며 뜻을 설명해 준다.
‘아름다운 삶을 찾아 행복을 만들어 가는 평생교육’을 기치로 나주시립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부모 책 읽어주기’ 강좌의 풍경이다.

강현옥 씨가 지도하고 있는 이 강좌는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도록 미리 부모들에게 독서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그 책 속에 나와 있는 한국문화와 풍습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9월부터 진행된 이 강좌는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12명이 참석하다가 지금은 한 명은 본국으로 돌아가서 안 나오고, 또 한 명은 취업이 돼서 못 나오고, 또 이 날은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서너 명이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다.

12주 동안 강좌를 이끌어 온 강현옥 씨는 “다문화 엄마들이 면단위 시골마을에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기가 어려울 텐데 끝까지 열심을 갖고 나오시는 분들을 보면 그만큼 아기에 대한 사랑이 깊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더구나 이날은 12주 동안 진행된 마지막 수업으로 자신의 모국어로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편지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서로 돌아가며 읽고 내용을 설명하면서 한 두 명이 울먹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올해를 ‘국민독서의 해’로 선포한 가운데 나주시립도서관도 ‘책 읽는 나주’를 위해 지역민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요가교실, 독서회 운영, 동화구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시립도서관 박진오 관리팀장은 “될 수 있으면 서민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 올해는 참여가 적어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하며 “책 읽는 건강한 나주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좋은 도서관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김양순 기자 ysnaj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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