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우리 식탁은 유달리 국물이 있는 것을 찾게 되는데 이때 우리 시골 맛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청국장이 있습니다.

그렇게 겨우내 우리의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는 몸에 좋은 청국장이지만 냄새 때문에 도시의 현대인들에겐 오히려 외면을 당하고 있으니….

그래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청국장은 “어떻게 하면 냄새를 줄일까?”하는 식품제조업자들의 고민 속에서 나온 청국장이라서 도시인들도 이젠 마트에서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는 청국장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요

얼마 전 메주를 띄우는 황토방에 짚 돌돌 말아서 전통방식으로 청국장을 만드는 사진을 보신 분들이 그 옛날 어머니가 해 주시던 냄새 진한 청국장을 찾았습니다.

저도 아침에 청국장을 끓여먹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온 집에 배어있는 그 냄새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고 환기를 시키면서 웃곤 한답니다.

문의하시는 도시 분들에게 “청국장이 냄새가 아주 진해요”라고 말하면 그 분들은 바로 “그러한 걸 그동안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같은 콩으로 만들어도 된장은 여섯 달 이상 숙성되어야 먹을 수 있는데 이 청국장은 2-3일이면 먹을 수 있기에 -청국장이 장이냐, 거적문이 문이냐-라는 좋지 않은 뜻으로 비유되기도 해 왔지만 그 성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청국장은 비타민 E가 들어있어 항산화작용도 해주고 노화방지도 해줍니다.

혈전 용해효소가 들어있어서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녹여주는 역할을 해주고, 레시틴 성분은 혈관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씻어내어 혈액순환을 부드럽게 해 줘서 필요한 영양소가 몸의 구석구석까지 전달되도록 하니 당뇨, 혈압강하, 빈혈예방, 항암효과까지 있으니 2-3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만드는 식품치고는 너무나 좋은 것 같지요?

청국장의 유래를 보니 너무 많은 문헌들이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고구려 당시 전쟁에 나갔을 때 지푸라기로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삶은 콩을 넣고 말안장 밑에다 넣어 먹었다고 합니다. 이때 말(馬)의 체온이 섭씨 42도 정도이니 지금 청국장 만드는 방법도 그와 비슷한 것 같아요.

현미경도 없던 그 시절에 이미 짚의 효능을 너무나 잘 활용을 해 왔으니 우리 선조들의 지혜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요.

한때, 원양어선을 타던 선원들 중 한국선원들이 너무나 고향음식이 먹고 싶어서 청국장을 만들어 먹었는데 배가 항구에 정박하자 현지경찰에 다 잡혀가서 조사를 받았답니다.

콩을 삶아서 천으로 덮어놓고 자기들끼리 가만히 꺼내다 끓여먹는데 뭔가 이상한 냄새는 나고 그러니 다른 나라 선원들이 너무 수상해서 신고를 했다는 웃지 못 할 헤프닝이었지요.

이 겨울이 가기 전에 고향의 맛 청국장 드셔보시지 않으면 서운하실 것 같지요?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