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원장/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행복한 노후를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일까? 노후 행복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부부관계의 재정립이다. 연애, 신혼, 첫 아이를 낳았을 때 등 시기마다 부부관계는 달라진다.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 같았던 부부도 어느 순간 서로 으르렁거리게 되기 십상, 노후에는 부부 간 서로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광주전남지부 김동규 원장으로부터 행복한 노후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은퇴 후 부부갈등이 커질 수 있다

대기업에서 ‘잘나가던’ 남편이 갑자기 명예퇴직을 당하면서 맞게 된 생활환경의 변화로 전업주부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부럽지 않게 풍요로운 생활을 해온 그는 좋아하는 운동도 계속 해야 하고 자녀의 유학비도 대야 하는데, 돈 못 벌어오고 집에만 있는 남편을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상황을 절망스럽게 만든 남편이 미워 마주하면 싸우거나 아니면 아예 말을 섞지 않는다.최근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대거 은퇴를 시작하면서 퇴직한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육체적 이상을 겪는 ‘은퇴 남편 증후군’에 시달리는 주부들이 상당하다.

평균 수명이 늘고 자녀가 독립해 부부만 사는 ‘빈 둥지 기간’이 늘면서 노년층 부부가 겪는 갈등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은퇴 후에 부부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1식님 2식씨 3식놈’, 세 끼 식사와 종일 간식까지 챙겨줘야 하는 ‘종간나’, ‘공포의 거실남’ 등 희화화된 농담에 ‘은퇴 남편 증후군’까지, 세간에 퍼진 얘기만으로도 짐작이 가고 남는다.

실제로 부부 간의 갈등은 황혼이혼으로 인한 가족 해체로까지 이어진다.

통계청 인구 동태 조사에 따르면 65세(남편 기준) 이상 부부가 이혼한 건수는 2000년 1354건에서 2010년 4346건으로 10년간 3.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과 빈곤 이외에 고령화 시대·100세 시대의 또 다른 그늘은 ‘황혼의 전쟁’이다.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라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경제적 준비’ 못지않게 ‘좋은 부부관계’를 갖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자녀 수가 적은 데다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부부만 사는 기간은 19.4년 이상이 될 것이며 노후에 부부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오래 살수록 부부 갈등과 이혼이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젠 여생(餘生)이라고 하기엔 너무 긴 은퇴 이후의 삶 때문에 행복한 노후를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부부관계다.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노년기 부부관계가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서로의 독립된 삶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자세,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후의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는 역할 분담보다는 친구, 즉 동반자 관계가 되야 하며 ‘때론 함께, 때론 남처럼’의 공식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가부장적 태도를 버리고 가사 분담하기

행복한 부부관계에 있어 대화와 소통도 중요하다.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순간 ‘지금부터 대화 시작’이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유연하게 사고하고,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능력을 키워야 노년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가정 내 남녀의 지위가 동등해지면서 가부장적 문화가 퇴색하고 있는 상황에선 남성들이 바뀌어야 한다.

남성은 가부장적 태도를 버리고 가사 분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

만약 부부 갈등이 심각하다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각 지역 노인복지회관·사회복지회관·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다양한 부부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 100세 시대, 은퇴는 인생의 결승선이 아닌 연장선이다. 인생 2막에 성공한 사람들은 강한 실행력으로 불철주야 고군분투하며 자신이 꿈꾸는 제2의 인생에 도전해 성취한다.

은퇴를 기점으로 부부관계 2막의 성공 역시 준비하고 노력하며 연습해야 이룰 수 있다.
출발은 간단하다.

지금 곁에 있는 배우자의 손을 잡고 둘만의 식사시간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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