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도 일하는 당신… 열정적인 워커홀릭? 일중독?

  김동규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스페인 과학자들과 국제노동기구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게 되면 일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적용하면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근로자 대부분이 일중독에 해당한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됐지만 잦은 야근에 휴일에 출근이라도 한다면 일주일에 50시간을 훌쩍 넘긴다. 그럼 당신도 일중독일까.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김동규 원장으로부터 일중독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일 자체가 삶이 되어버린 경우

 단순히 일하는 시간이 길다고 일중독자는 아니다. 일에 대한 열정이 높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조정하고, 개인적인 성취를 위해 일하더라도 스트레스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일중독보다는 일에 열정적인 경우다. 이런 경우 일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열정적인 워커홀릭이 이런 경우다.일중독은 일하는 시간이 길 뿐만 아니라 늘 일에 쫓기고, 일이 아닌 것에는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거나, 여가나 취미활동을 하면서도 계속 일을 생각한다. 일하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끼며, 그렇다고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도 못한다.

 삶의 일부분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삶이 되어버린 경우다. 심리적으로 불안정 할수록,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일중독이 되기 쉽다.

 직원이 일중독이면 회사가 발전할까?

 마약중독이나 도박중독처럼 ‘중독’ 증상이 사회에 해악을 미치지 않기에, 오히려 일중독자를 ‘열정적인 사람’,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스스로도 그것이 자신이 성취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또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가족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그러한 희생과 고통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중독은 다른 약물중독처럼 개인과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신체건강은 물론, 스트레스, 우울증, 신경과민 등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은퇴한 뒤 가족에게 버림받고, 건강도 잃는 많은 이들이 일중독 때문이다. 가족을 위해, 자녀는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 하지만,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일중독 부모를 둔 자녀는 다시 일중독이 될 확률이 높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초과근무와 주말근무로 보여준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다시 그것이 애정인줄 알기 마련이다. 가족 때문에 일한다면, 일주일에 하루라도 일을 잊고 온전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그럼 직원이 일중독인 회사는 발전할까? 부하 직원이 일중독이면 더 좋은 업무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밤낮없이 일을 하고, 쉬면서도 일만 생각하니 업무 성과가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악영향이 더 크다.

 단순히 일에 쏟는 시간이 많아져 단기적인 성과는 높을 수 있지만, 일중독인 경우 주변 사람에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전체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일중독인 직원들은 회사를 옮기려는 성향도 높아 공백으로 인한 피해도 생길 수 있다.

 절대 노동시간이 긴 IT기업들이 어느 정도자리를 잡으면 직원들이 일을 떠나 여가를 보내고, 회사에서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장기적인 조직 발전을 위해서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일중독 진단은 사회에 따라 다르지만 일과 생활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기준으로 다음 중 4개 이상 해당한다면 일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전날 아무리 늦게 자도 아침 일찍 일어난다

▶퇴근한 뒤에도 업무에 관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일이 너무 많아 휴가를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안절부절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는 ‘경쟁의식이 강하고 일에 승부를 거는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자세와 준비가 돼 있다

▶혼자 보내는 점심시간에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서류나 일감을 검토한다

▶휴일에도 밀린 업무 처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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