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꽃 피는 나주’대표
장마비가 무섭게 내립니다 .

이 때 야채가 맛도 없고 시장에 가기도 힘들어져 주부님들의반찬고민이 많아질 때입니다.

이럴 때 묵힌 장아찌는 좋은 밑반찬이 됩니다 .

집집마다 본래의 방법과 손맛으로 장아찌를 담가서들 드시겠지요

오늘은 제가 효소를 담금하면서 그 건더기를 활용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발효효소를 담그기 위해 설탕에 잠겨있던 건더기는 맛이 달달하여그냥 버리기가 너무나 아까웠답니다.
그래서 재작년에 하루는 닭을 주려고 효소 건더기를 뿌리다가 아차 싶어서 남긴 절반에 집간장을 조금 부어두었습니다

여름 날씨에 한 달만 놔둬도 잘 익은 장아찌 냄새가 나길래 건져다 씻어 무쳐봤더니그 맛이 설탕이나 물 엿 등을 넣지 않아도 은근하게 달고 맛있는 장아찌가 되어지인들게 보내드렸더니 아주 좋아들 하셨어요.

그리고 그 건진 간장은 은근한 단 맛이 나서 국 끓일 때만 제외하고무침이나 지짐 요리에 맛 간장으로 요긴하게 썼답니다 .

한 번의 경험에 의해 그 이후엔 다양한 효소 건더기들이 간장에 절이거나고추장에 머무려 장아찌가 되고 맛 간장으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맛간장도 종류가 다양하게 늘어나고 그 여러 종류를 섞으면 또 더 깊은 맛간장이 되어서 독톡한 요리가 되니효소 담금의 새로운 즐거움이 생긴 것이지요.

그렇게 자꾸만 하다보니 예기치 않은 신기한 반찬이 나오기도 합니다 .

딸기효소 건더기를 고추장에 버무려 한달만 두어도 식감이 쫄깃한 맛있는 반찬이 되어손님상에 내놓았더니 다들 너무 신기해하며 비법을 물어옵니다 .

있는 그대로 과정을 알려주니 다들 해보겠다고 재미있어 하십니다. 친정제사에 갈 때도 장아찌 몇 가지 가져가면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답니다. 또 효소 건더기를 우린 엿기름물로 식혜를 만들어 불에 계속 졸이면 조청이 됩니다

쑥효소 건더기 같은게 조청용으론 참 좋은 것 같아요
아는 동생은 조심스레 쑥 효소 건더기 조금만 줄 수 없냐고 해서 주면 조청을 만들어본답니다. 있을 때야 얼마든지 줄 수가 있지요 .

젊은 친구들이 이런 음식을 활용하는 걸 보면 제가 기분이 다 좋아집니다

그러나 저도 항상 좋은 결과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집간장이 적어 귀할 때는 건더기에 조금만 부어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해서 아주 맛있는 장아찌를 얻었는데, 간장이 넉넉할때는 푹 잠기게 두었더니 너무 짜서 다시 건져낸 뒤 식초 설탕 물에 절이는등 여러 가지 실패의 과정을 밟기도 한답니다

아직 더 배우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오늘도 새로운 맛을 기다리며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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