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병’ 답은 내안에 있다

    김동규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너무 완벽함을 추구할 때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A씨는 언제나 불안하고 초조하다. 이런 모습은 일처리를 할 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동료들은 그녀가 언제나 기한을 넘기고 나서야 자료를 넘긴다며 그녀가 일하는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그녀가 업무를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금 시급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지 않고 미룬다는 데에 있었다.

 A씨의 문제는 의외로 ‘완벽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에게는 언제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 그래서 그녀는 무언가를 시작도 하기 전에 압도당했다. 또한 일을 마치고 난 후에도 불안한 마음에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고 계속 붙들고 있다 보니 일을 잘하기는 힘들었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 오히려 미루게 되는 아이러니가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그 후 ‘80%’라는 구호를 가슴에 품고 기대치를 낮추기로 하면서 미루기 병을 어느 정도 고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속 상처 때문에

취업 준비생인 B씨는 몇 년째 준비하던 고시시험에 번번이 떨어지고 최근에 남자친구와도 헤어지면서 미루기 병을 키운 경우였다.

 그녀는 원래 성실하고 의욕적이었지만 트라우마에 해당하는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의욕을 잃고 말았다. 그녀처럼 트라우마 후 힘든 마음을 그때그때 추스르고 치유하지 못해 미루기 병에 걸린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유 없이 의욕을 잃고 해야 할 일을 안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내 마음에 정리하고 치유해야 할 상처가 있음을 인식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B씨도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는 사람에게 기대어 한참 울고 난 후에야 예전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적일 때

직장생활 3년 차인 C씨의 미루기 병은 대학시절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시간 관리가 그에게 큰 도전 과제였다.

 그  전까지는 부모님이 정해준 시간표대로 시간을 썼지만 갑자기 혼자 남겨져 자신의 시간을 관리할 자유가 주어지자 그는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의존적인 성격의 그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다. 다행히 대학시절에는 전공이 그럭저럭 적성에 맞아 졸업은 할 수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의욕을 완전히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그의 적성에 맞지도 않았고 하루하루 부담만 커져갔다.

 미루기 병을 고치기 위해 그는 일단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고 성실한 친구와 함께 생활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그럼으로써 자기 안의 의존성을 건전한 방식으로 떨쳐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독립’과 ‘적성에 맞는 진로 찾기’를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살기로 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

앞서 제시한 세 가지 경우 외에도 우리가 미루기 병에 걸리게 되는 이유는 많다. 그런데 모든 미루기 병에 공통적인 한 가지 원인이 있는데, 그것은 ‘욕망’과 큰 관련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사람일수록 미루기 병에 걸리기 쉽다.  그러니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없어진다면 스스로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김동규원장은 “의욕이 없고 만사가 다 귀찮아요. 자꾸만 미루게 되네요. 할 일은 많은데 할 엄두가 안 나요. 등 많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문제를 호소한다”며 “단순히 잘못된 습관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겉으로 드러난 미루기는 우리 마음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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