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
 <지난호에 이어서>

그래서 우리는 훌륭한 복지제도가 부자들의 관심사가 되도록 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한 가지 예를 들었던 것이, 좋은 공교육을 유지해야 잘 교육된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좋은 공교육은 당연히 세금으로 운영된다.

스웨덴은 기부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안에는 강한 관념이 있다.

자비를 베푸는 것은 좋은 일이고 많은 나라들이 거기서 답을 찾지만 스웨덴은 세금에서 찾고 있다.

이것이 우리 복지제도의 중요한 핵심요소다.

우리복지제도의 일반적 부분을 보자면 가장 먼저 시작된 영역 중 하나가 부모휴가제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18개월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

그 기간에는 평소 급여의 85%를 받는다.

이 18개월 중 남편은 3개월을 반드시 쉬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법에 따라 18개월∼6살 아이는 공공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돈은200(US)달러를 넘지 않는다.

스웨덴 노동시장을 보면, 남녀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거의 같다.

 20∼64세의 남녀가 공히 약 80% 정도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질 좋은 대학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하다는 점이다.

초등 중등학교까지는 사립학교를 두고 있지만  대학은 모두 공립이다.

학비가 없고 학비대출제도가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수는 보편적 연금제도다.

이 연금은 두 가지로 유지되는데,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첫째는 공공연금으로 모두에게 주어진다.

 최소 매달 2,500(US)달러가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하면 기존 급여의 65%까지를 받게 된다.

우리 연금제도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경제성장률과 연동된다는 점이다.

이는 GDP가 3% 증가하면 연금도 역시 3% 오른다는 뜻이다.

 2008년에는 GDP가 줄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는데, 따라서 연금도 그만큼 줄었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왜 성장이 필요한지 이해하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제가 설명한 게 유토피아 같은가? 그러면 스웨덴은 문제가 없느냐? 모두가 장밋빛인가? 그러나 스웨덴에도 당연히 문제가 있다.

모든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

 이제도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고용율이 높아야 하고 고율의 세금을 납부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물론 시스템을 오용하는 사람도 잇지만 상대적으로 적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도전거리이기도 한데 우리 시스템은 끊임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사회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어떤 제도도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어진 뒤 그냥 유지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스웨덴 제도는 제법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스웨덴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빈부의 차가 크지 않다.

 또한 스웨덴은 여전히 기업친화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도에 만족하고 잇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어둡고 겨울엔 아주 춥고 사람들은 대체로 무뚝뚝해서 사람들을 이 나라에 머무르게 하려면 제도라도 좋아야 하는 면이 있기는 하다.

자연이 우리에게 혜택을 줬다. 상대적으로 국토는 큰 반면 인구는 적다.

한국에 스웨덴 제도를 복사하는 게 가능할까?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한 나라의 제도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경우에는 말이다. 일단 우리는 우리 제도를 스스로 발전시켰다.

우리가 따라할 만한 어떤 모델도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 스스로 한국의 전통과 가능성, 그리고 정치적 환경을 바탕으로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스웨덴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만은 범용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리라고 본다.

 노동은 좋은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좋은 사회란 부자와 빈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사회다.

한 사회에서 무언가를 생산할 때 현재와 미래세대가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켜야 한다. 이 네가지는 어디에나 해당된다.

한국도 인상적이고도 험난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가치들을 지키면서 또 다른 한국만의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하며 또 성실하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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