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선거관리위원회
항상 선거철이 다가오면 많은 정치인들이 공약에 대해 말한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공약의 사전적 의미는 선거 때 입후보자나 정당이 유권자에게 행하는 공적인 약속이며, 이런 공약으로 판단하여 투표하는 행위가 바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이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그리스와 로마에서 왔다.

그리스와 로마의 대표적인 형태인 도시국가에는 항상 아크로폴리스의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올라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시민의 대표는 투표를 통해 선출되었기 때문에 아크로폴리스에 올라가 자신을 시민의 대표로 선출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시민의 의무이자 시민의 권리이기도 했다.

아크로폴리스에 올라서면, 자신이 누구이고 누구의 아들이며 무엇을 위해 여기에 섰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난을 받거나 토마토세례를 받고 내려와야 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문화가 바뀌면서 토마토세례나 누구의 아들인지 설명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정치인은 누구나 선거철이 되면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대한민국 선거의 역사는 짧다.

광복 이후 많은 선거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부정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던 선거였고, 1989년 동해시 재·보궐선거 이후에야 선거부정에 대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후 2006년 5월 31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영국이나 일본 등에서 시행되고 있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을 최초로 도입했다.

 
하지만 지방자치의 역사가 100년을 넘는 영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풍토에 한국의 매니페스토는 초기 정계, 학계, 매스컴 등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던 모습에 비해 비교적 일찍 관심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또한 정책선거를 도입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의 의미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인식보다는 혈연이나 지연 등 자신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일종의 한국의 민족적 특색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흐르며 지형을 바꾸듯 새로운 세대의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에 따라 후보자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제18대 총선, 제17대 대선 그리고 제5회 지선 등에서 겪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 새로운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매니페스토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많은 유권자들이 정책이나 공약에는 관심이 없고 지역에 따라서 후보자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부족은 결국 후보자들이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나 후보자들의 각성 또한 필요하겠지만 새롭게 유권자에 편입되고 있는 학생들이나 20대들의 정치에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20대에게 아직 유권자가 되지 못한 학생들에게 정치는 냉소와 무관심의 대상이다. ‘나 하나쯤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아’ 등 정치에 대해 무기력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구세대의 모습이 신세대에게 어떻게 비추어졌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타개하고 새로운 정치 환경을 갖추려면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정치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 그런 매니페스토 운동의 하나로 K-Manifesto 즉,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이 대두되고 있다. K-Manifesto란 유권자를 중심으로 정당·후보자, 시민단체와 학계, 언론사 등 다양한 참여주체간의 상호 연계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적정한 지원을 통해 유권자의 참여와 정책선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정책에 기반한 정치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즉, 과거의 매니페스토가 참여 주체 간에 개별적, 독자적으로 정책선거 사업을 추진해왔다면 K-Manifesto는 참여 주체 간에 유기적인 상호 역할 분담을 통해 유권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이를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해 주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K-Manifesto에서 정당과 후보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어젠다 등을 통해 실천 가능한 정책·공약을 유권자에게 제시하고, 학계나 시민단체, 언론사는 세미나 개최, 캠페인 전개,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정책과 공약을 논의·분석하여 유권자에게 다양한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토론의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는 어젠다 개발에 참여하고,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 제공된 자료 등을 통해 정당이나 후보자를 선택하며, 당선자의 임기 중 공약 이행여부를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 반영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젠다 개발부터 확산, 유권자의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매니페스토 순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역할을 담당한다.

선거는 국민과의 대화이다. 일개 개인의 생각이 아닌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소통의 장인 것이다. 후보자의 정책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어 당선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매니페스토가 정착된 사회이며 민주주의 국가의 완성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즉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2014년 6월 4일 개인들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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