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정신 이어받는 것이 진정한 사회복지”

나주시 공모로 사단법인 나주학생독립기념사업회 위탁 받아&광복절 맞아 위안부 피해자 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 전시

▲이명한 관장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3·1만세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전개된 3대 독립운동 중 하나였던 11·3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가 나주였다는 사실을 나주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정신을 본받으려 노력하는 시민교육의 산실이 되길 바랍니다.”

나주시 위탁공모를 통해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신임 관장으로 취임한 사단법인 나주학생독립기념사업회 이명한(83)이사장의 첫 마디다.

이명한 관장은 나주에서 발발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이었던 이창신 선생의 장남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군부독재시절을 거쳐 오면서 당대 현실을 문학에 반영한 지성인이자 진보운동가의 외길을 걸어온 인물.

1950년대 말 영산포에서 소설가 오유권 선생을 만나 교류했으며, 이후 문순태, 송기숙, 이계홍, 이지흔, 한승원 등과 더불어 ‘소설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1975년 ‘월간문학’ 소설 신인상에 이어 전남일보에 장편 ‘산화’가 당선됐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쏟아지는 최루탄에 바지가 뚫어질 정도로 뛰어다녔던 전력(?)을 말해주듯 지금도 팔순을 훌쩍 넘긴 노구를 이끌고 사회현장을 찾고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를 결성해 문병란, 송기숙과 더불어 공동의장을 맡았고 광주민예총 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자문위원, 한국문학 평화포럼 상임고문, 6·15공동위원회 남측 공동대표를 거쳐 6·15공동위원회 광주전남 상임고문 등으로 활동해 왔다.

“나주는 가슴 가운데서 떠나지 않는 문학의 본향”이라고 말해 온 이명한 관장은 그동안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 주최하는 광주학생독립운동가 후손들 나주탐방 모임과 광주학생독립운동 진원일 기념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고향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80년 5월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항쟁의 현장이었던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인근에 한약방을 차려놓고 집필실을 겸해 창작에 몰두해 온 이명한 관장은 “나주가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자주적 인간으로 사는 것이 진정한 사회복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때 마침, 기념관이 광복 69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명한 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이 불굴의 의지로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세계여성의 문제와 자신들의 삶을 꽃처럼 승화시켜나가는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만화연합(회장 김광성)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광주·전남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전시회로 지난 1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출품될 당시 일본인들의 취소 탄원으로 무산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유명 만화가 박재동, 이현세의 작품을 비롯해 만화가 15명이 출품한 카툰과 스토리 작품 등이 선보이고 있으며, 전시장 주변에 ‘소원줄’이 설치돼 관람객들이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뜻을 모으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14일까지 이어진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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