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의 권력재편 속에 우리의 통일은 언제쯤?

▲김노금
나주시의원·민주평통 자문위원
◇넷째날
여행 마지막 날이라서인지 이제 비로소 중국이라는 나라가 조금씩 눈으로 가슴으로 와 닿았다.

또한 무덤덤함으로 일관했던 일행 모두가 소중한 이로 여겨져 다정하고 정겨워 보이기까지 했다.
서안의 거리~수도 북경과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도시이면서도 BMW며 벤츠, 폭스바겐이니 하는 차량들이 줄을 이어 달리는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20여 년 전만 해도 거의 모든 인민들이 땟국물이 줄줄 흐르던 나라, 찬란한 역사와 문화유적이 있음에도 조잡한 물건의 대명사로 불리던 메이드인 차이나의 나라,

이들 중국이 이토록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이유는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많은 이들이 그 이유를 엄청난 자원과 인력이라고 이야기한다.

바야흐로 아시아의 용, 잠자는 사자에서 세계 제일의 강국을 천명하며 포효하는 중국의 모습을 지방 도시 서안에서 읽으면서 새삼 세계 지도를 펴면 손톱만큼 한 크기로 열강 속에 둘러 쌓인 그것도 반 토막 난 내나라 대한민국의 통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 일본은 미얀마에서 북한과도 실무자 접촉을 가졌고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남북의 기류는 날이 갈수록 더욱 냉랭하기만 하다.

팔천만이 하나 되어 옛 고구려의 기상을 회복하고 대륙을 넘어 러시아로 유럽으로 까지 쭉쭉 뻗어 가야할 시점이다.

그러나 통일은커녕 이러한 중대시기에 중·일 화해가 가시화하고 북·일 접근이 속도를 내면 우리는 동북아에서 어쩌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만의 것일까?

많은 이들이 지금의 북한정세를 눈여겨보면서 앞으로 통일은 5년 이내 혹은 최소한 10년 이내에 결국은 오고야 말 것이라고들 한다.

과연 그 말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어릴적 우리들이 그토록 마음모아 빌면서 불렀던 우리의 소원이라는 노래를 나직이 불러보면서 우리의 자녀 세대들은 과연 이 노래를 한번 들어나 보았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 보았다.

그러고 보면 지난 김대중 정권 때와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지던 햇볕정책은 통일에 관한한 어쩌면 최선의 정책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지는 것이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의 국민으로 남아 우리보다 앞서 통일을 이루었던 동독과 서독의 예를 생각해보면서 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들처럼 통일의 그 날은 생각보다 아주 빠르게 다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서안의 거리를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명나라 때 축조한 명대성벽 앞에 차가 멎었다.

◇명대성벽
명대성벽, 혹은 서안성벽이라고도 부르는 이 성벽은 1378년에 완공된 서안 역사를 대표하는 명대성벽 은 직사각형으로 총 길이가 13.7 킬로미터로 서안 시내를 그 너른 품으로 감싸 안고 있었다.

그동안은 막연히 성벽이라는 곳은 그저 적으로부터의 침공을 막을 수 있게 위에서 군사들이 왕래하는 정도의 낙안읍성이나 고창읍성의 성벽정도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곳은 큰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고 만리장성의 나라이니 그보다 규모나 둘레가 조금 크고 길겠지 정도였는데 웬걸 성벽을 올라가보니 그 위에서 버스 두 대가 지나치고도 족히 남을 정도로의 넓은 성벽을 보니 일행모두 상상을 초월한 규모에 어안이 벙벙한 모습들이었다.

성 밖으로는 해자, 즉 성 주위를 적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물길, 또 하나의 시내 같은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과연 그곳에서 물고기를 낚았는지 세월을 낚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그만큼 미동도 하지 않고 낚싯대를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서안 시내 한복판 번화가에서 번잡한 삶을 초월한 또 다른 차원의 모습으로 비쳐진 것이다 성벽 위에서 분주히 전동차들이 빵빵거리며 얼마간의 돈을 받고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모습 또 한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신기한 모습이었다.

당시의 기술력으로 오늘의 현대인들이 감탄해마지않는 성벽을 축조해낸 저 들 중국인들에게 새삼스런 경외심을 느끼며 성벽을 내려 올 때는 조금은 더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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