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절에서 태어났다’ 규명적 주제

▲정찬주 작가
‘한글은 절에서 태어났다’라는 규명적 주제로 세종과 신미대사의 훈민정음 창제 비밀 이야기를 밝힌 정찬주 작가의 장편소설 《천강에 비친 달》(작가정신)이 한글날을 앞두고 때맞춰 출간됐다.

지금까지 한글은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창제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사실화 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 창제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기록은 『세종실록』어디에도 없다.

이 소설은 천 개의 강에 달빛이 비치듯 부처의 가르침이 온 백성에게 드리우길 바랐던 세종과 신미 대사가 이룬 한글 창제의 진실을 다루고 있다.

한글 창제에 얽힌 사실과 진실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괴리가 있을까?

작가는 한글 창제를 유불 갈등 및 왕권과 신권이 대립한 결과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강단의 학자들이 앞으로 종교적 ? 정치적 관점에서 더 연구해야 할 과제라는 것.

작가는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은 숭유억불(崇儒抑佛)이었다. 따라서 세종은 유학을 숭상해 한자가 아닌 다른 글자는 ‘언문’이라고 천시하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 훈민정음을 드러내놓고 만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신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하지만 세종은 훗날 문종이 되는 세자, 수양대군, 안평대군, 정의공주 등의 도움을 받아 끝끝내 훈민정음 스물 여덟자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가엾이 여겼던 두 사람은 우리 글자를 만들어, 천 개의 강에 비치는 달빛과 같이 만백성의 고통을 어루만져 낫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백성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날마다 쓰는 한글 속에 세종대왕은 물론 많은 이들의 노고가 깃들어져 있다.
한글처럼 과학적인 문자를 쓰는 나라도 드물다.

한글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면서 “신미대사가 한글창제를 도왔다는 것이 정설은 아닌데 이 소설을 계기로 학계에 연구의 불을 지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 옆 이불재(耳佛齋)에서 불교적 사유가 배어있는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발표해 온 정찬주 작가는 『소설 무소유』『산은 산 물은 물』『다산의 사랑』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996년 행원문학상, 2010년 동국문학상, 2011년 화쟁문화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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