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빨리빨리’문화 … 서예로 해결하세요”

▲이순해 씨
서예봉사만 15년째, 매주 수요일 나주 문화예술회관에서 서예지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갈수록 ‘쉽게 쉽게’ 그리고 ‘빠르게 빠르게’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는 지금, 지역사회에서 사색운동의 일환으로 서예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한 서예는 붓끝의 움직임에 온 정신을 쏟아 한획 한획 써 나가다보니 ‘빨리빨리’ 에 익숙해져 있는 나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최고의 예술로 통하고 있다.

이러한 서예운동을 나주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영산포 이순해(여, )씨.

대체적으로 서예하면 한문으로 쓰여진 옛 글귀를 따라 쓰는 것을 떠올리지만 이 씨는 나주지역에서 유일한 한글서예의 보급자이다.

이씨는 한글서예가 좋은 점을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다 좋은 글귀를 읽고 생각해서 마음에 담고…, 또한 내가 직접 서예를 함으로써 내 손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그래서 이씨가 나주에서 가르치고 있는 서예 문화생들도 유치원생들부터 80대 어르신들까지 연령대의 폭이 상당히 크다.

이씨는 “어르신들이 서예를 하면 오히려 자녀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전했다.

서예가 조용히 혼자서 글씨를 쓰며 수양을 하는 것이라서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권위가 무너져가는 지금의 세태 속에서 집안의 영(令)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서예의 좋은 점은 두말할 것도 없다.”는 것이 이씨의 말이다.

이렇다보니 나주지역 각 학교에서 이씨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지금은 나주초를 비롯한 세지초, 영산중학생들을 상대로 지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부터 1주일동안 학정서예연구원과 전남일보가 주최한 ‘전국학생서예작품공모전’에선 나주초등학생들이 금·은 및 특선을 휩쓸고 대거 입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이씨가 8년여동안 나주초등생들을 지도한 덕분이다.

이씨 역시, 지난 2009년도 28회 때 이 대회에서 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부산이 고향인 이씨는 서예를 고1때 접한 후, 지금까지 40여년동안 붓글씨를 써 왔다.

89년께 남편의 고향인 나주에 내려와 나주문화예술회관과 노인복지관에서 무료봉사로 서예를 가르쳐온 세월이 벌써 15년째다. 

지금도 이씨는 수요일 10시부터 2시간동안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글서예를 지도하고 있다.

이씨에게는 꿈이 있다. 나주지역에서 서예인구의 저변확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사람들이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인터넷에서 검색해 버리는 경향 때문에 오히려 아날로그방식의 서예의 중요성이 지금 아주 크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그래서 이씨는 서예의 좋은 점을 알리고 서예인구를 더욱 늘려가기 위해서 나주에서 서예대회가 하나 정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이씨는 시민들이 서예를 통한 차분함을 가질 수 있도록 서예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조성환 기자
jn-times@hanmail.net

전남타임스 후원

저작권자 © 전남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