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 4박6일 인도네시아 복지정책 연수‘코웃음’

▲지난 7월 11일 제7대 나주시의회 개원식에서 의원선서를 하는 의원들.
나주시의회가 연말 정례회를 코앞에 두고 관광성 해외연수에 나서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구나 이들 의원들은 지난 제6대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시행하지 않아 남아있는 예산을 쓰기 위해 예정에 없던 연수를 갑작스럽게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꼼수’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홍철식 의장을 비롯한 11명의 의원은 직원 5명을 대동하고 지난 10일 인도네시아를 향해 떠났다.
15일까지 4박6일 일정이다.

김판근 의원과 장행준 의원, 허영우 의원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으나, 장행준 의원의 경우 지난 6대 의회 때도 의원 해외연수가 외유성이라는 논란이 일자 스스로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경비는 의장과 부의장의 경우 215만원, 일반의원들은 194만원으로 총 2천175만원이 소요된다.

시의회는 이번 연수목적을 ‘사회복지 정책연구와 각 연령 및 계층에 따른 복지시설 시찰’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의정활동 아이템의 발굴과 창의적 인식개선, 글로벌자세 함양을 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들 의원들의 행선지를 살펴보면, 자카르타 시청을 방문해 자카르타의 자연환경 보존정책과 환경오염 방지대책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현지 고아원을 방문, 정부지원 어린이 보육시설 현황을 시찰한다.

이후 자카르타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뒤 관광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발리로 이동, 발리의회를 방문해 수하르트 체제 붕괴 후 지방분권화의 가속화 원인과 그 배경을 분석하거나 노인요양시설을 돌아본다는 식으로 일정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가루다 공원, 울루와뚜 절벽사원, 우붓 왕궁 및 전통 재래시장, 우붓지역 회화마을 등 문화시설 탐방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소식에 시민 김 모 씨는 “시민들이 깨어있다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라며 “복지시설을 살핀다는데 인도네시아가 우리보다 선진국이냐”고 반문하고 있으며, 또 다른 시민 이 모 씨는 “인도네시아는 섬이 많고 지방정부 관리들의 비리가 빈번해 복지분야에서는 후진국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2013년 노인복지 지수 조사에서 91개국 중 71위를 기록한 나라이며, 우리나라는 67위”라는 구체적인 근거까지 대며 이번 연수의 목적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시민은 김 모 씨는 “나주시가 재정위기 상황에서 적지 않은 예산으로 연수를 다녀온 만큼, 외국 선진사례 벤치마킹에서 어떤 것이 좋았는지, 외국 주민복리 증진방안 연구를 통해 어떤 것을 우리 지역사회에 접목 시킬 것인지 시의회 홈페이지 개인 의원광장에 올리라”는 주문까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 양 모 씨는 “우물 안 개구리 보다 넓은 세상을 견문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다녀와서 견문보고서를 검증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홍철식 의장은 연수를 떠나기에 앞서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선진지를 견학하는 것은 중요한 의정활동 중의 하나”라고 전제하고 “이번 연수가 헛되지 않도록 의원 개개인이 연수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독려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지복지국가 탐방을 목적으로 하면서 인도네시아를 선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회운영진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나주시의회 의원들은 7대 의회 개원 한 달만인 지난 8월에도 민주평통나주시협의회 자문위원 통일의식 고취를 위한 연수명목으로 여행경비 전액을 시비로 지원 받아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서안을 다녀온 바 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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