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경기장-와인터널-LED로 꾸민 프로방스 포토랜드’ 관광관광자원 넘쳐나는 나주, 구슬 서 말 꿰어 관광콘텐츠 개발 급선무성공&

역사문화도시 나주, 나주에 있는 것은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일까.
나주가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자원이다. 하지만 없는 것 역시 문화다. 가장 나주적이고, 나주를 자랑할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발끈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세계를 향해 나주의 ‘이곳’, 나주의 ‘이것’이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해마다 펼쳐온 축제를 두고도 말이 많다. 어떤 지역 축제는 시작 전부터 입소문이 퍼져서 구름관중을 불러오고, 끝나고 나서는 언론매체는 물론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서 그 유명세를 이어나간다.

반면, 우리지역 축제는 어땠는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다 끝난다. 결국 축제 뒤끝에는 선심성축제니, 낭비성축제라는 공허함과 함께 언제까지 이런 축제를 계속해야하느냐는 공염불을 외게 된다.

관광사업도 마찬가지다. 금성산과 영산강, 반남고분군과 영산강고대문화권, 영산포 근대문화거리, 천년목문화의 상징 나주읍성권, 안성현의 탯자리와 남평 드들강 등 수많은 관광자원을 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경상북도 청도군의 테마관광지에서 나주가 찾아야 할 관광콘텐츠의 힌트를 찾아보자. / 편집자 주

▲청도의 관광자원화 현장을 찾아나선 나주 에너지포럼 회원들.
소싸움의 고장 청도를 가다

지난 10일 오후 1시 나주를 출발해 꼬박 4시간 달려 도착한 곳 청도. 경상북도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청도군은 지도에서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찾을 수 있는 작은 고장으로 인구는 채 4만5천명이 되지 않는다.

산지가 험하지만 쌀·보리 등 곡식이 많이 나며, 야산에서는 감과 복숭아가 많이 난다. 경부선 철도가 지나며 운문사·청도 성지·학소대 등의 명승고적이 있다.

하지만 이 보다는 소싸움으로 기억되는 도시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그 비밀을 찾아 나주에서 에너지포럼(대표 배순덕) 회원들이 청도를 찾았다.

▲청도 소싸움경기장
소싸움경기장과 테마파크

소를 중요한 생산수단으로 여겼던 전통사회에서 소싸움은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마을 또는 여러 마을에서 마을을 대표하는 소를 끌고 나와 연례적으로 벌인 소싸움은 경상남도 일원과 경상북도 청도 지역 등 이른바 가야문화권에서만 전승되었다.

추석놀이로 행해진 청도 소싸움은 일제 강점기에 강제 폐지되었다가, 1970년대 중반부터 고유의 민속놀이로 다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경상북도 청도군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소싸움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1990년 ‘영남민속투우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서원천변에서 개최되었고, 이후 1999년부터 ‘청도소싸움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1999년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의 10대 지역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인정받았다.

2011년 9월 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에 청도 소싸움 경기장이 정식으로 개장하였으며, 2012년 현재 청도 소싸움 경기장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소싸움 상설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연말까지 진행됐던 소싸움은 새해를 맞아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1월 31일 다시 시작한다 하여 소싸움을 관람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폐쇄된 열차터널을 와인터널로

▲청도 와인터널


소싸움경기가 없어 한적한 경기장에서 나와 20분 남짓 떨어진 화양읍 송금리로 향하자 다시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일명 ‘와인터널’로 알려진 남성현터널 감와인 저장창고 및 체험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남성현터널은 1905년 경부선 철도로 개통되었지만, 급한 경사와 먼 운행 거리 등으로 1937년 평탄하고 직선 노선인 남성현 상행선이 개통되면서 사용 중지되었다.

2006년까지 특별한 용도 없이 버려졌던 이곳을 청도 감 와인 주식회사에서 감와인 저장 창고뿐만 아니라 복합적 문화 공간으로 정비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청도 감 와인 주식회사는 2006년 와인 터널 조성과 함께 앞쪽 200m를 개방하고 나머지 부분은 저장 창고로 사용하였다. 이후 감 와인 터널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단계적으로 100∼200m 길이를 공개하여 현재는 대부분을 개방한 상태이다.

청도 와인터널의 전체 규모는 길이 1,015m, 폭 4.5m, 높이 5.3m이다. 직육면체의 화강암과 적벽돌을 3겹의 아치형으로 조직 건설된 이곳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연중 온도 14∼16℃, 습도 60∼70%를 유지해 와인 숙성 및 보관에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청도 와인터널은 입구에 시음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역사 기행 박물관, 빛이 없는 어둠의 공간, 와인 맛 감별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맞은편 벽 쪽에는 개인용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 공간을 별도로 조성하여, 자신이 만든 와인을 전시 숙성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청도 와인터널은 와인 저장 창고뿐만 아니라 토목·건축공학적으로 1900년대 당시 터널 공사용 자재를 운반하기 위하여 임시로 부설한 선로의 흔적과 급경사 극복을 위한 철도 기술인 스위치백(Switch-back) 선로 등이 남아 있어 철도 기술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건배주로 알려지면서 청도 와인터널에는 주말 1일 평균 1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와인 터널 입구에는 감 와인을 상징하는 와인병과 함께 감 모형을 조성해 두었다.

이곳에서는 무료 시음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음체험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체험프로그램에는 자신만을 위한 와인 만들기, 와인 시음, 감 만들기 등의 체험이 사전 예약으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정기적으로 음악회 등 청도 와인터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
청도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프로방스 포토랜드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에 조성된 일명 ‘프로방스’는 프랑스의 정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을 재현해서 조성된 마을이다. 프로방스 마을을 중심으로 100여 가지의 다양한 포토 존과 아기자기한 소품 그리고 예쁜 집들이 조성되어 있으며 어둠이 내리면 화려한 전등을 밝혀 빛 축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1996년 청도테마랜드로 개장한 뒤 2012년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로 새롭게 개장했다.
테마 랜드 주제는 낮과 밤 두 가지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낮에는 유럽풍의 낭만이 테마가 되어서 프랑스 유명한 화가 마티스의 그림을 옮겨 놓은 노란 기차와 숲 속의 기찻길, 100여 가지의 테마로 구성된 포토존 등이 조성되어 있다.

밤에는 공원 전역에 1천만 개의 LED 조명이 은하수처럼 펼쳐지는 ‘러브 러브 빛 축제’가 상시적으로 운영된다. 빛 축제는 특히 화려한 숲길인 러브 로드와 연인들을 위한 큐피트 로드, 프로포즈 로드, 하늘 정원에서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쇼가 특히 장관을 이룬다.

1천만 개의 LED 조명이 공원 전역을 밝히고 있어 매년 빛 축제가 펼쳐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포토 랜드의 가장 인기 있는 조명길은 프로포즈 로드와 큐피트 로드로서 특히 프로포즈 로드는 70여 m에 이르는 은하수 조명 터널로서 곳곳에 하트 조명이 설치되어 지나는 연인들을 사로 잡고 있다.

이밖에도 방문객들을 위해 프로방스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커피숍, 캐쥬얼 일식당, 허브&리빙 소품점, 기념품점 등 다양한 시설과 먹거리들을 갖추고 있으며, 펀펀 기차, 펀하우스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나들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

프로방스 포토랜드는 2013년 현재 365일 연중무휴로 우천 시에도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빛축제의 점등 시간은 여름철에는 일몰시간에서 11시 30분까지, 동절기에는 일몰에서 11시까지 운행되고 있다.

척박한 시골마을에 일군 관광명소

▲프로방스

청도를 둘러 본 방문단은 이구동성으로 나주의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수많은 역사문화자원과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나주의 현실과는 달리 청도군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부족한 재원을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자원화 했다.

금성산과 영산강, 반남고분군과 영산강고대문화권, 영산포 근대문화거리, 천년목문화의 상징 나주읍성권, 안성현의 탯자리와 남평 드들강 등 수많은 관광자원을 활용해 나주도 관광으로 먹고 사는 고장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이 많은 자원들을 제대로 엮어내기 위한 아이디어와 콘텐츠 개발이 급선무인 셈이다. ‘굴뚝 없는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관광산업, 나주도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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