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아우르는 문화예술 어느 때보다 중요해…김진호 나주예총 회장

▲김진호 나주예총 회장
▲김진호 회장께서는 지난 2007년 나주예총 제7대 회장에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나주예술단체를 이끌어 오고 계시는데,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는 무엇입니까?

=김진호 회장 : 지난 9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눈에 드러나는 성과는 아니지만 나주의 예술문화가 각 소속협회별로 전문화 돼가고 있다는 점을 크나큰 성과로 손꼽고 싶습니다. 올해는 더욱 전문화되고 세분화되고 세련된 활동으로 각 장르별로 특색있고 손꼽히는 문화상품들을 하나씩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올해는 혁신도시 입주기관 임직원들과 입주민들이 나주 문화예술을 함께 향유한다는 생각으로, 개별적인 문화사업 보다는 복합적으로 각 분야를 연계하는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과거에는 농업과 공장이 지역을 지탱해왔지만 이제는 문화와 문화예술인들이 지역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각오로 굴뚝 없는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문화예술상품 산업화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늦었지만, 지난 연말 한국연극협회가 수여하는 ‘2014 대한민국 연극대상 자랑스런 연극인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왕성한 연기활동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요?

=김진호 회장 : 제가 연극 불모지인 나주에 극단 ‘예인방’을 창단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1년이었습니다. 창단 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34년 동안 130여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전라도를 대표하는 극단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연희연극상, 전남도문화상, 한국예총예술문화상 대상을 받은 바 있지만 이번 상은 용기를 잃지 말고 더 열심히 연극을 하라는 선배들의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무대에서 예술가의 몸짓 하나하나가 관객들의 인생을, 지역사회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남도만이 가질 수 있는 향토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예인방이 지역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지향하는 ‘글로컬’ 극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직업예술인으로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이해와 관심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예술활동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주 예술산업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김진호 회장 : 나주에는 문화로 밥 먹고 살아가기 위한 기반은 부족하지만 실력 있는 예술인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역량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면 충분하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끔 자치단체나 정부가 문화예술사업에 예산을 지원하면서 “천만 원 지원하면 얼마를 남길 수 있느냐?”고 묻는 경우를 봅니다.

문화적인 부가가치를 돈으로, 물질적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사실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미개한 계산법입니다. 음악 공연장에서 하나의 선율에 아름다웠던 옛 시절을 추억하게 되고, 연극공연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인생을 반추하며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것, 남도인의 한이 서린 육자배기 가락에서 남도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이해하게 되는 것, 문화의 효용과 가치는 그런 맥락에서 계산되고 의미부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와 예술의 본질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나주가 살기 좋은 것이라는 정주의식을 심어주고 지역공동체가 성숙해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술단체의 활성화와 예술인들의 창작지원을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과 소통은 잘 되고 있다고 보는지, 안 되고 있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진호 회장 : 행정기관에 의존하는 답습이 곧 경제적으로 탈피를 못 하는 것입니다. 기업 홍보와 연극 소외계층을 아우르는,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소외계층에 기업이 홍보와 함께 관람권을 발행하여 무상으로 나눠주고, 소외계층 또한 연극을 보며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 홍보와 소외계층의 문화체험을 동시에 이룰 효율적인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중앙기구로 존속되는 예총이 아닌 참신하게 나주 토양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예총이 아닐까요.
혁신도시 나주에 도래할 다양한 변화 속에서 문화예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위해 기본적으로 예술인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예총 소속 회원들에게만 국한되어 적용됨으로써 비회원을 소외시켜 다양한 예술 문화의 흐름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모든 예술인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작활동에 임할 때 비로소 진정한 문예진흥이 이루어집니다. 온 시민이 균등하게 예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데 주력해나갈 것입니다.

▲올해 개인적으로나 나주예총에서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김진호 회장 : 제 개인적으로는 TV조선 주말드라마 ‘최고의 결혼’에서 안중락 보도국장 역으로 출연해 얼마전 종방을 했고, 1월부터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개경 호족세력인 박수경 역할을 맡아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습니다.

3월말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행정대학원에서 주관하는 심포지엄에서 ‘문화로 통일하는 시대’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고, 미네소타 주에 살고 있는 한국 입양아가 2만명에 이르고 있다는데 이들 가운데 연기활동을 하는 입양아들과 함께 연극 ‘김치’를 현지에서 공연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5월쯤 한전 본사에서 기획공연을 계획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관객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자동차로 주행거리가 40만km에 육박하고 있는데 올해는 더 멀리까지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켜보고 성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양순 기자 jntimes@jn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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