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논설위원
금성산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겐 그저 어느 지역이나 존재하는 산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금성산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산 이상을 넘어서 어떤 상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주 사람들에게 금성산은 하나의 산이 아니다.

나주 사람들의 정신과 삶과 역사를 모두 포함하는 거대한 상징체계의 하나이다.

먼저 금성산은 누대의 역사를 통해서 생성된 나주 사람들의 기질과 성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이 많고 삶에 악착스러우며 한과 슬픔이 많으면서도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는 남도인의 그 독특한 기질을 금성산은 닮았다.

금성산은 나주의 역사를 닮고 있다.

수 천년의 한국 역사에서 소외되고, 역사의 주체로부터 핍박을 받아온 그 한 많고, 우여 곡절 많은 역사를 한꺼번에 증명해주는 나주의 상징도 역시 금성산이다.

그 억압과 수탈과 좌절로 얼룩진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저항하고, 항거하면, 불의를 거부하며, 역사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을 민주와 자유의 재단에 바칠 줄 알던 사람들의 역사를 숨김없이 증거하고 있는것도 역시 금성산이다.

남도민의 그 숨결과 삶과 역사가 바로 금성산이라는 하나의 산을 다른 무엇보다 다른 나주의, 남도의 상징으로 여기게 했다. 금성산은 나주 시민 자신이기도하며, 나주 자체이기도하며, 남도인의 넋, 그것이기도 한 것이다.

금성산이 있었기에 나주는 좌절과 억압속에서도 자기를 추스르고, 희망과 대의로서 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자애로운 너그러움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금성산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영원한 고향, 자기안의 것을 거두어들여 먹여 살리는 위대한 아버지로서의 산이었던 것이다. 광주 무등산이 어머니로서의 산이라면 나주에 금성산은 장엄한 아버지로서의 산인 것이다.

그래서 금성산을 금성산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행동지침을 가져야 하는지도 통렬하게 깨달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태어나서 자라고 반백이 다 되도록 깨닫지 못했던 내 마음속 금성산을 작금에 도시재생사업 교육을 받고서 위대한 고향으로서, 금성산을 아버지로서 비로서 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나는 이제 알겠다. 남도인들이 나주인이 어떻게 그 한 많은 역사를 극복하고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를....

금성산이 왜 위대한 산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금성산이 그 성스러운 정신적 면모를 숭양받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은 사람들의 이기심과 오해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금성산은 이제 우리 남도인의 숨결과 정신이라는 상징성을 잃고 그 맥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그리고 시대를 거듭하여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할 나주의 땅이 있는 한, 금성산의 정신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사실이다.

그것이 우리의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훼절되어서는 안된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 나주시민의 바램일 것이다.

어떤 고통과 좌절이 오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또 다른 우리의 과제이다. 우리의 남도인들이 그 수 없는 역사의 갈피에서 이보다 더 큰 슬픔도 극복하고 희망을 건져 왔듯이 이 문제도 반드시 해야 하며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에는 새로운 생각과 실천 내용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목사골 나주의 정신이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처럼 금성산도 이제 우리의 관심과 실천속에서 남도와 한국을 상징하는 산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은 사명이다.

이 역사적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금 새롭게 알고 사랑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 교육을 받지 않고 알지 않고 금성산을 사랑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어려움도 금성산 사랑의 이념과 마음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어떤 이기심도 금성산을 지키려는 우리 나주민의, 남도인들의 노력과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다. 어려움이 있을수록 우리는 단결하고 협심하여 이겨내지 않았던가.

무풍천지 무화개
(無風天地 無花開)
무로천지 무결실
(無路天地 無結實)
바람없는 천지엔 꽃이 필 수 없다.
이슬 내리지 않는 곳엔 열매도 없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튼실한 열매가
맺는 자연 그대로의 금성산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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