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엄서호 교수 “나주관광의 비전, 생활여행이 답이다” 초청강연서

탈출형→목적형→체험형 관광으로

최근의 관광행태를 볼 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집을 떠나는 ‘탈출형 관광’에서 축제, 레저 스포츠, 각종 체험활동 참여를 목적으로 떠나는 ‘목적형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오감을 통해 문화, 역사, 자연을 체험하는 ‘체험관광’으로 변화하는 추세인 것이다.

주말저녁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1박2일’, ‘삼시세끼’ 같은 TV프로그램이 꾸준하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도 역시 역사·전통문화와 창조문화는 물론 생활문화까지도 체험상품의 소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이 관광이라는 모자를 쓰고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영역을 체험상품으로 개발함으로써 급증하는 목적형 관광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체험관광을 통한 건전한 여가활용은 생산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어촌 체험관광 뿐만 아니라, 도심 한복판의 생활문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 할 수 있다.

농촌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 그리고 각종 농촌활동을 있는 그대로 구슬 꿰듯이 엮어 체험상품을 만들어 도시민들의 목적형 관광수요와 연계시킨다면 농촌 및 도시향관광의 근원적 문제로 제기돼 왔던 접근성 문제와 열악한 시설 문제, 그리고 비수기 문제를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문화도시의 체험관광 방향은?

역사문화도시를 체험관광의 장으로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도시생활에 관광이라는 모자를 씌울 때 반드시 관광은 부업이고 주민생활이 주업인 아마추어 관광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모자 쓴 모습이 멋있게 보인다고 유니폼까지 관광으로 갈아입는 프로페셔널 관광을 추구하였다가는 십중팔구 경험부족에 의한 사업 실패나 외지인의 무분별한 투자를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자본을 바탕으로 한, 지역주민에 의한, 지역주민을 위한 주민 관광사업이 자리를 잡아가도록 외지자본의 무분별한 지역 침입을 제도적으로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로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부모님이 하시던 농촌 민박과 도시형 게스트하우스를 관광숙박업으로 성공시킬 때까지 도시의 생활환경과 생활문화, 현지 주민을 지켜내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일이다.

셋째, 이를 위해 적극적인 행정지도는 물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관광 자원관리와 서비스 관리에 관한 지속적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현지에서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담당할 젊은이들의 수혈을 위해 농촌관광 전공자들의 병역특례제도 도입도 고려해볼만 하다.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가족 중심의 체험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도 살고 도시민도 재충전되는 윈윈전략의 시행에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야영과 아침밥상이 있는 마당스테이

최근 체험관광의 한 사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농촌생활여행은 농가마당에서 야영과 이튿날 아침밥상을 대접받을 수 있는 마당스테이다.

농촌 농가 마당에서 캠핑하고 농촌체험과 시골밥상을 통해 농심을 느끼고, 농촌다움을 경험 하는 생활여행이다.

예를 들어, 충남 예산군 슬로시티 대흥마당스테이의 경우 농가와 농촌 마당 캠핑과 농촌체험을 시작으로 저녁에는 바비큐파티, 아침에는 농가 주인장이 제공하는 시골밥상을 체험하는 생활여행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고.

이처럼 마당스테이 효과는 마당캠핑을 통해 농촌과 주민 속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마을캠핑(일탈체험)의 자연, 전통문화(장소체험), 농심(관계체험)으로 농촌다움은 도시민 소진증후군 치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농촌주민과 도시민의 관계체험을 통해 농촌주민도 쌍방 치유가 가능하고, 도시민도 농산물과 식가공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 돼 결론적으로는 특별한 투자 없이도 농촌을 6차 산업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다운 생활여행, 나주다움이란?

생활여행의 지역다움은 지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일탈체험을 할 수 있는 유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현지주민들이 제공하는 민박을 통해서 생활여행과 B&B(Bed& Breakfast,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함으로써 관계, 장소, 일탈체험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현지주민과 여행자의 만남을 위해 주민들이 마련한 공연 관람과 게스트하우스 제공을 통해 관계체험을 유지한다.

여기에 다양한 그 지역 고유의 음식과 생활문화 등이 가미돼 생활과 장소를 동시에 체험하는 생활여행이 완성되는 것이다.

다움 구성요소는 자연과 문화유산, 인물, 생활문화(음식, 시장, 메인스트리트), 축제, 특산품, 농촌체험마을, 주민참여 콘텐츠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생활여행은 지역다움에 바탕을 둔 장소체험과 현지주민과의 관계체험을 통해 일상성을 탈출하게 하는 현지인들의 모드여행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주다움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나주임을 알 수 있고, 나주를 연상할 수 있는 나주의 정체성을 이끌어내야 한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나주의 정체성을 발굴하고 이를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주다움의 관광중심지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은 나주읍성, 나주천, 영산강, 영산포 근대문화유산, KTX가 정차하는 나주역, 빛가람혁신도시, 반남과 다시면의 고분군을 들 수 있다.

먹거리는 홍어, 곰탕, 장어, 그리고 평범한 나주인들이 먹는 나주밥상 등. 여기에 축제가 곁들어 진다면 지역관광으로서는 금상첨화가 되는 셈이다. 현재 영산포 홍어축제를 발판으로 계절별축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나주 생활여행 마중물 사업방안

먼저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행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생활여행 호스트를 양성한다. 이들은 여행객들에게 잠자리와 함께 아침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마을해설, 그리고 일상적으로 할 수 염색체험이나, 텃밭 가꾸기, 된장·고추장 만들기 같은 체험활동도 병행 할 수 있다.

특히, 생활관광을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나주인 선정과 포털 운영 지역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주민참여 야간공연 콘텐츠개발도 시도해 볼만하다. 즉, 시민들을 배우로 공모해 공연을 하거나 헤리티지가든(Heritage Garden, 문화유산정원)을 조성하는 것, 그리고 봄에는 배꽃하얀축제, 여름에는 삼복축제, 겨울에는 나주읍성 성곽을 활용한 크리스마스트리축제 같은 사계절 축제를 고려해 보자.

이를 마중물 삼아 나주읍성의 상징적 복원과 지역 대학생들을 활용한 레지던시 프로그램(근자열 원자래 콘텐츠 생산과 SNS홍보),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나주밥상’개발(B&B 함께 생활여행 허브), 나주 특화 환대서비스 매뉴얼 등을 개발하는 실질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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