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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를 보고 있다 그의 그가 그를 보고 있다 그의 그의 그가 그를 보고 있다 그의 그의 그의 그가 그를 보고 있다 여기에서는 어디에나 그가 있다 언제나 여기에서는, 그는 그에 속하고 그에 속한 그 또한 그에 속한다 여기에서는 그가 본다/그만이 본다 여기에서는 그가 보면 모든 나가 너가 사라지거나 지워지거나 그림자로 남거나 웃거나 울거나 하면서 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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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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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가마귀 부리에서 피어나는 홍련화 십이尺 속을대문 삭은 설주에 그 아버지의 통곡이 서려 있었다 폐쇄된 뒷뜰 정원엔, 하늘의 검은 구름도 내려와 있었다 불온한 사상의 범죄자로 누명을 쓴 아버지는 성긴 핏대가 터졌고, 어머니까지 불귀객이 되어버린 천애의 고아 효심이 스무 해를 돌배처럼 살아온 그는 보았다 삭아내린 대리백통하며, 사지가 게처럼 오그라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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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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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무렵이면 가을은 더 쓸쓸해진다 나무도 벤치도 가로등도 더 외로워 보인다 가끔 지나간 사람들의 발소리가 정겹고 대롱대롱 나뭇가지에 메달려 있던 낙엽의 웃음소리도 정겹다 아무도 앉지 않는 벤치에 앉아 뼛속까지 스며드는 바람을 느끼며 나의 온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나무들도 추운가 흔들흔들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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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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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고 목 놓아 우는 바람 소리, 귀를 감싼 채 발밑을 보니 먹이를 찾던 새들은 떠나가고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만 쓸쓸하다 날개를 잃은 새 한 마리 지상에서 얻은 살은 흩어지고 바람이 깃든 뻐만 하얗게 얼어 있다 날개가 있어 높이를 갖는 게 아닌 새는, 오래전 아문 옆구리를 들쑤시는 그칠 줄 모르는 바람기, 팽팽한 수평의 날개를 홰쳐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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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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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 폭염에 땀 뻘뻘 흘리며 방죽 길을 지나다 꽉 앙다문 꽃 한 송이 처음으로 보았다 제 속을 감추고 따가운 햇살을 받는다 목구멍 탁탁 막히는 콘크리트 길바닥 열기로 화끈거리기도 할 텐데 묵언수행 중 밀짚모자를 쓴 이마로 연신 땀을 흘러도 꿈쩍도 않고 옹송그린 꽃송이 땡볕이 조금씩 물러서는 어스름 무렵 꽉 닫아 걸어놓은 꽃잎 열어 놓고 엷은 웃음을 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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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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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바람이 흐느끼며 먼 지평선 너머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 눈을 감았던 설움 가슴에서 흐르는 아픔이여 촘촘히 똑똑 떨어지는 눈물은 얼마나 귀중한가 청아한 구름은 말없이 지나가지만 한 줄기 빛이 따뜻한 것 처럼 어설픈 후회는 뜨거운 눈빛이 되어 후끈후끈한 봄꽃보다 아름답다 가던 길 비추어 지웠던 발걸음 돌아보는 바보야 내게 다가와 영원히 잊지 못할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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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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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좌표는 까만 하늘 뿐 지쳐 무거운 몸을 두 다리에 얹고 한 걸음 두 걸음 쌓인 눈을 밟는다 그대와 지났던 시골길을 또다시 걷는다 검은 천막 같은 밤하늘을 이고 하얀 멍석처럼 펼쳐진 눈길을 걷는다 아스라이 깜박이는 기다림의 불빛들 해가 떠오르면 만상을 드러내겠지 도랑에 뒹구는 거름 포대와 부활을 꿈꾸며 봄날을 기다리는 빛바랜 논두렁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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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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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할 수 없는 마음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해도 통할 수가 없는 마음 어금니 사이에 끼인 듯 막힌 채 열리지 않는 이 막막함 어떻게 해야 하나 세상이 나를 외면하는 것인지 내가 세상을 멀리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름다운 세상은 상상에만 존재하는 걸까 어딘가로 빛의 현실을 털어내며 나아가려는 것인데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는 내가 초라하다 그 한계의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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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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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지 않는 문이 있다 살아서는 기다리느라 닫히지 않는 문이고 죽어서는 그리움으로 영원히 열린 문이다 자식에게 일어나는 일은 먼지 한 올까지 그 문을 향하여 바람이 분다 먼 산을 헤매다가 길을 잃어도 그 문으로 돌아만 가면 모든 유랑은 안심이 된다 그 문은 잠들지 않는 문이다 그 문은 셀 수 없는 눈과 귀와 코가 달려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탯줄에서 풀려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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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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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옆 늘어선 길가 다가온 논은 참 예쁘다 손 발톱 정리하고 연지 곤지 찍고자 세수하는 논은 참 정갈하다 머리깍고 옷 매무새 치장하며 꽃단장하는 논은 참 단아하다 싹을 길러내 젖으로 키우려 목욕재개하는 논은 참 단정하다 지난 겨우내 동토의 침묵은 할일 많은 봄을 기다렸겠지 정성스런 단장 푸른 싹은 무한히 변화하며 생명의 인류를 구원하리라 보물단지를 길러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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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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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부는 바람이 훈풍으로 불어와 청보리 익힐 때면싸늘한 삭풍이었네 푸른 녹음 속에 웃어야 할 애기꽃들이 피었다가 어느새 울먹이며 뚝뚝 떨어져 금남로에 뒹굴었던 거센 오월 광주여! 총칼이 두렵더냐 맨주먹이 무섭더냐 일렁이는 깃발 아래 파도 같은 꽃이여 까만 하늘을 푸르게 소망을 물들이며 민주주의는 완전히 국민의 것이라고 쓰러져도 다시 또다시 일어나 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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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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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진 가슴이 가녀린 물결 되어 서성거린다 아픔 달래며 알 수 없는 깊이로 잔잔히 나른했던 길목마다 벚꽃잎 눈발처럼 날리며 터질 듯한 애틋함 얼마쯤은 버리고 또 채우며 속울음의 빛으로만 고스란히 지켜온 긴긴 시간들 그저 다 품고 그저 다 내어 주는 여유로움을 흘겨보며 발자욱 소리만 뚜벅 뚜벅 마음의 메아리에 새겨 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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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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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밭 가득 눈부신 봄볕이 속삭인다 하늘하늘 날리는 꽃바람이 향그럽다 아지랑이 속 피어오르는 꽃물결에 옛 고향의 기억이 꿈처럼 흘러든다 과수원집 안주인으로 사신 울 엄니 젊은 날을 이화도화 꽃물결 속에서 몸빼바지 입고 뜀박질로 사셨다 하얀 배꽃마냥 정갈하고 가냘픈 몸, 밤낮없이 칠남매 자식들을 기르시랴 사시사철 너른 과수원을 돌보시랴 항상 따사로운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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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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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물안개 산을 안아 새벽이더니 이부자리 개여 내는지 텃밭 길 여인은 워낭소리 반가워 치마폭에 담는다 이슬 젖은 새벽달 강에 스밀 때 강물에선 물 울음소리 용소는 용소대로 밤 새워 울음이더니 안개자락 드리우고 잠이 들었다 마당에선 울타리 끼다말고 꽃 벼슬 보란 듯 앞 뒷다리 내미는 똥개란 놈 멋쩍어 하는데 밤 새워 달려온 강남제비는 빨랫줄 빌려 앉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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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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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는 일이 조심스러워진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품새 천방지축으로 내달려온 시절이 언제였는지 스스로에게 다그치고 매질한다 눈발이 덮는 잠시 동안의 평화 축축하고 질척거리는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을덮고는 겨울이 겨울다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눌리고 엎디어 오그라들면서도 바람에 마른 억새 눈을 툭툭 털어낸다 아침 다들 강고한 겨울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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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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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길 골목 따라 정겨움이 손잡은 능소화 재잘대는 그곳에 가면 기왓장 사이사이 천년의 숨결이 미소로 동행하고 고목에 기대어 선 색바랜 꿈들은 여린 그리움과 이어져 꿈틀대는 사랑으로 다시 피어나고 작은 돌담 너머 파릇한 남새들은 웅크린 도시를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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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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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를 남겨주세요 남도의 가을이 익어갑니다 주소를 남겨주세요 지금 당신의 마음이 머문 곳 그곳으로 남도의 가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허리 굽은 엄니는 벌써부터 가을걷이에 나섰습니다 당신에게 보낼 팥이며 돈부, 깨를 털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주소를 남겨주세요 남녘의 솔바람 편으로 실어 보내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러 있건 그것은 상관하지 않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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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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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신걸산(信傑山) 정기(精氣) 받아 살고지고 ~ ! 개인(個人)이나, 정치(政治)의 요체(要諦)는 의리(義理)와 신뢰(信賴)가 으뜸이니, 태고(太古)부터 그 이름 미더운 인걸(人傑)의 고향(故鄕) ! 문향(文鄕), 다시(多侍) ! 신걸((信傑) 덕목(德目) 받들어 인물(人物)되기 노력(努力)하면, 우리 모두, 대붕(大鵬)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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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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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홍수를 예방하고 농경지를 늘인다고 내 순환기의 입구에 하굿둑을 만들어 나를 초주검 되게 하였다 너희들은 국가발전의 기간산업이라고 나주비료공장을 만들어 암모니아 등 독극물을 나에게 흘려보내 내 품 안에서 놀던 다양하고 수많은 물고기가 폐사되는 것을 보고도 산업화라는 달콤한 환상과 잘 살아보세 구호와 환상에 젖어 그 심각함을 모르쇠로 일관했다 너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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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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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하늘 후드득 쏟아지는 가을비 처량하게 느껴지는 오늘 듬뿍 가질 수 없는 사랑을 미처 챙기지도 못했건 마음 밭에 또 또 이렇게 약솓도 없이 바삐 마냥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을까 너무 쉽게 침묵하며 살아가는 시간을 왜 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하염없이 구슬픈 여운은 빗물에 젖어 안타까운 갈등을 거리낌 없이 어둠 속에서 긴 단잠을 깨운다 토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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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0 14:47